코칭에는 대화 프로세스가 있다.
코칭을 효과적으로 진행하는 데 필요한 순서와 그에 따른 질문과 대응 등을 포함한 모든 것이다. 이 프로세스를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서 먼저 확립해야 할 것들이 있는데, 코칭의 정의와 철학 그리고 기술 등이다. 이는 코칭을 진행하는 데 필요한 바탕이 되므로, 대화 프로세스를 배우기 전에 먼저 배운다. 정의는 기준이 되고, 철학은 바탕이 된다. 그리고 기술은 정의와 철학을 실현하는 도구가 된다. 각각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코칭의 정의는, 코칭을 실행하는 기준이 된다.
여러 정의가 있지만, 필자가 마음에 담고 있는 정의는 이렇다. “고객의 떨어진 에너지를 끌어올려 고객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따라서 코칭을 실행할 때 기준으로 삼는 건, 고객의 에너지다. 떨어진 에너지를 끌어올리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사용한다. 여기서 중요한 건, 톤을 맞추는 거다. 활달한 고객은 활기차게 그리고 차분한 고객에게는 잔잔하게 에너지를 나눈다. 활달한 고객에게 잔잔하게 이야기하면 오히려 에너지가 떨어질 수 있다. 나는 신나게 이야기하는 데 상대방이 잔잔하게 받으면 어떤가? 기운이 빠진다. 차분한 고객에게 활기차게 이야기하면 거부감을 느낄 수 있다. 혼자 신나서 날뛰는 것처럼 보인다. 발라드를 좋아하는 사람한테 록이나 헤비메탈 음악을 들려주면 어떤가? 눈살을 찌푸린다. 이렇게 에너지를 디자인한다. ‘에너지 디자이너’가 되는 거다.
코칭 철학은, 코칭을 진행하는 바탕이 된다.
바탕이라는 게 뭘까? 생각의 기저(基底)라고 할 수 있는데, 고객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이다. 고객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이렇게 한 문장으로 정리할 수 있다. “고객은 문제가 있는 사람이 아니라, 해결해야 할 문제를 가지고 있는 온전한 사람이다.” 어떤가? 문제가 있는 사람과 해결할 문제를 가지고 있는 사람. 그 느낌이 완전히 다르다. 고객의 몸이 문제가 아니라, 입고 있는 옷이 문제라는 말이다. 몸은 바꿀 수 없지만, 옷은 언제는 갈아입을 수 있다. 그런 면에서 고객은, 충분히 지금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그것을 믿고 응원하고 지지해 주는 사람이 코치다. “이슈에 집중하지 말고, 사람에 집중하라!” 코치들에게 이렇게 강조하는 것도, 다 같은 이유다.
코칭의 기술은, 정의와 철학을 실현하는 도구가 된다.
기술은 효과적으로 원하는 목표에 도달하는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코칭의 기술은 다섯 가지로 정리된다. 경청, 공감, 인정과 칭찬, 질문, 피드백이다.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것이 없고,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이 돼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그래도 굳이 하나를 꼽으라고 하면, 일단 가장 우선이 되어야 하고 모든 기술에 근간이 되는 건 경청이다. 제대로 된 경청, 그러니까 ‘맥락적 경청’이 되지 않으면 코칭 대화를 원활하게 이끌어가기 어렵다. 원하는 좋은 결과를 얻기 어렵다는 말이다. 자! 그럼 여기서 궁금증 하나가 떠오른다.
“좋은 결과는, 어떤 상태를 의미할까?”
좋은 결과라는 표현에서는, 목표를 달성했다는 명확한 기준을 찾기 어렵다. 목표 설정을 하는데 잘 알려진 방법은 ‘SMART’ 한 목표다. 구체적이어야 하고(Specific) 측정 가능해야 하며(Measurable) 실행으로 옮길 수 있어야 한다(Actionable). 그리고 자신과 관련이 있으며(Relevant) 시간제한이 있어야 한다(Timely)는 의미에서 ‘SMART’다. 목표를 설정하는 이유는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함이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실행해야 하는데, ‘SMART’ 한 목표 설정이 실행하도록 이끈다. 원하는 결과를 얻을 가능성이 크다는 말이다. 실행하지 않고 코칭의 효과에 대해 말한다면, 글쎄다. 뭐라 할 말이 없다.
좋은 결과를 판단하는 또 하나의 기준이 있다.
만족도다. 누구의 만족도일까? 당연히 고객의 만족도라고 말한다. 서비스 만족도 조사를 할 때, 누구한테 설문하는가? 고객에게 한다. 서비스의 만족도는 제공자가 아닌 사용자가 평가한다. 따라서 서비스 제공자는 사용자에게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노력한다. 라디오 청취율을 조사하는 시점에, 모두가 자신의 방송을 선택해달라고 말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좋은 평가를 받아야 방송이 유지되거나 확대 개편되기 때문이라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여기서 질문을 해볼 수 있다.
코칭할 때도 고객의 만족에 집중할까?
처음에는 그런 마음으로 출발한다. 하지만, 진행하는 과정에서 고객 만족이 아닌 코치 만족으로 달라질 때가 있다. 코치는 앞서 언급한 대화 프로세스를 중심으로 고객을 이끌어 간다. 자신이 이끄는 대로 잘 따라와 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을 때가 있다. 대화 프로세스대로 진행이 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사람의 문제가 어떻게 정해진 프로세스대로 움직일 수 있겠는가? 어쩌면 너무 당연한 말이다. 따라서 대화 프로세스는 표준적인 지침 정도로 생각해야지, 맹신해서는 곤란하다. 대화의 중심에서 고객을 밀어내고 코치가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되는 모양이 그려진다. 코칭의 진정한 목적을 잃고, 코치 개인의 만족에 몰두하게 된다는 말이다.
대화 프로세스는 효과적으로 대화하는 방법이다.
무조건 따라야 하는 법칙이 아니다. 법칙은 오직 하나다. 고객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믿음이다. 그 믿음을 바탕으로 맥락적 경청을 하고 필요한 질문과 피드백 그리고 지지와 응원을 하면, 언젠가는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게 된다. 때로는 코치가 자신의 경험이나 알고 있는 내용을 이야기해 줌으로써, 도움을 줄 수도 있다. 코칭을 진행하면서 잊지 않아야 할 질문이 있다. 이 질문을 꼭 마음에 품고 진행해야겠다. “뭣이 중헌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