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코칭은 운전면허다?
코칭을 처음 접한 건, 우연한 기회였다.
오픈 채팅방에서, 코칭 특강 공지를 봤다. ‘코칭? 코칭이 뭐지?’ 문득, 오픈 채팅방에서 OOO 코치라고 소개한 분들이 여러 명 스쳐 갔다. ‘안 그래도 코치가 뭐 하는 건지 궁금했는데….’라는 생각도 들고 해서, 특강을 신청했다. 처음에는 일반적인 강의 형태로 진행됐다. 코치가 어떤 역할을 하는 사람인지 그리고 코칭이 왜 필요한지 등을 알려주셨다. 그리고 마지막에 몇 사람을 대상으로, 개별 코칭을 해주겠다고 하셨다. 이때다 싶어 바로 손을 들었고, 고민되는 부분을 이야기했다.
<딸에겐 아빠가 필요한 순간이 있다> 출간을 앞둔 시점이었다.
책을 출간하고 어떻게 홍보할지에 대한 고민을 이야기 많았다. 책 출간과 함께 강연도 하고 싶었고, 여러 방향으로 알리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코치님은 책을 출간하고, 육아에 서툰 아빠들을 대상으로 코칭 프로그램을 운영하면 어떻겠냐고 하셨다. ‘오~!’ 막혔던 혈이 뚫리고, 깜깜한 방에 커튼을 열어젖힌 듯한 느낌이 들었다. 설렜다. 코칭을 배워서 책 출간과 함께 코칭 프로그램을 운영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갖추게 되는 무기가 늘어나는 거다. 작가와 강연가 그리고 코치. 숫자 3을 좋아하는 이유도 있지만, 세 가지가 잘 버무려지면 시너지가 발휘될 것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서로 다른 세 가지가 아니라, 서로를 보완해 주는 세 가지이기 때문이다.
기초 과정에 바로 들어갔다.
기초 과정에 관해 설명하면 이렇다. 기초 과정은 한국코치협회에서 인정받은 기관에서 교육을 진행한다. 각 기관은 기초 과정을 교육할 수 있는 강사를 양성하고, 자격을 부여받은 강사가 교육을 진행한다. 기초 과정은 총 20시간으로 진행된다. 교육을 이수하면 수료증을 받는데, 이 수료증은 KAC(Korea Associate Coach) 응시할 때 제출해야 할 기본 서류다. 시험 응시에 필요한 기초 과정(20시간)을 수료했다는 의미다. 코칭의 어원부터 코칭을 이끌어 가는 기술까지, 기초적인 부분을 배우게 된다. 강의만 듣는 게 아니라, 중간에 실습도 진행된다. 강의 듣는 것도 중요하지만, 코칭은 실전에서 이루어져야 하니, 실습이 더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코칭은 대화로 진행된다.
평소에 사용하지 않는 표현을 하고 질문도 다양하게 해야 하니, 처음에는 어색하다. 다 그렇다는 건 아니다. 평소에 코칭 기법으로 대화했던 사람은 자연스럽게 여긴다. 정식으로 코칭을 배운 적은 없지만, 커뮤니케이션에 관련된 책을 읽고 습득해서 실제 사용한 거다. 필자도 그랬다, 코칭 대화 기법이 그렇게 어색하지 않았다. 평소에 쓰던 표현과 질문들이 더러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였을까? 빠르게 습득했고 빠르게 적응했다. 하면 할수록 체질에 잘 맞았다.
교육을 마치면, 본격적으로 KAC 자격 인증 준비에 들어간다.
KAC를 응시하지 않으면 상관없지만, 대체로 교육받은 사람들은 최소한 KAC는 도전하려고 한다. 그리고 하는 것이 좋다. 교육받은 효과를 얻고 활용하려면 도전해야 한다. 자격 인증을 준비하는 과정 자체가, 실제 코칭에 도움이 많이 된다.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코칭 일지’다. 코칭 일지에는, 50시간 실습한 기록이 작성돼 있어야 한다. 잘못 기재해서 인정받지 못할 것까지 생각하면, 보통은 60시간까지 채운다. 제대로 한다면, 시간을 채우는 동안, 코칭 대화 프로세스를 익히게 된다. 대화 프로세스가 익숙해진다는 건, 코칭의 감(感)을 조금이나마 찾았다는 의미다. KAC 자격 인증을 준비하면서, 이런 부분을 많이 느꼈다. ‘아! 자격 인증 시험 과정이 괜히 이렇게 구성된 게 아니구나!’라며 감탄까지 했을 정도다.
중요한 건, 그 시간을 어떻게 채우느냐다.
교육받은 사람끼리 혹은 비슷한 수준의 사람끼리 하는 실습을, ‘버디 코칭’이라고 한다. 처음에는 프로세스를 익히는데 필요한 시간이다. 하지만 50시간을 ‘버디 코칭’으로 채운다면 어떨까? 코칭 실습을 했다고 말하기 어렵다. 코치한테 어떤 대답을 해야 하는지 아니, 대본 연습한 것 정도로밖에 볼 수 없다. 실제 코칭에서는 다양한 사람을 만나기 때문에, 다양한 상황이 벌어진다. 그런 상황에 대처하기 어렵다. 매우 곤욕스러운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다. 대본에 없기 때문이다. 힘들고 어렵더라도, 실제 코칭을 많이 해야 한다. 전혀 모르는 사람이 부담된다면, 가족이나 지인 혹은 사람들에게 말해서, 코칭을 진행해야 한다. 필자는 주변 사람들은 물론, 단톡방에 공지를 올렸다. 연습해야 하는데 코칭 받을 사람 손들라고 말이다. 다행히 몇 분이 신청해 주셔서 그렇게 코칭을 진행했다. 대본에 없는 상황을 몇 번 겪어보니, 어떤 마음으로 임해야 하는지 대략 느낌이 왔다. 그렇게 부딪혀야 한다. 그래야 금방 원리를 이해할 수 있고, 실제 코칭을 여유 있게 진행할 수 있다.
자동차 운전면허를 생각하면 된다.
면허를 따고 한 달 동안 매일 차를 몰고 다닌 사람은 운전이 금방 익숙해진다. 마치 몇 년 된 사람처럼 말이다. 필자도 면허를 딴 날, 바로 차를 몰고 지역을 넘나드는 운전을 했다. 일주일 후에는 지방까지 갔다. 그렇게 하니, 한 달 정도 됐을 때 운전이 어색하거나 두렵지 않게 되었다. 지인 중에는 면허만 따고 차를 몰지 않은 사람이 있었다. 일명, 장롱면허다. 차를 사면 본격적으로 운전한다고 했다. 시간이 지나서 운전하려고 할 때 어떻게 됐을까? 막상 하려고 하니 도저히 감이 안 잡힌다고 했다. 하면 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는 것을 깨달은 거다. 돈과 시간을 들여 다시 연수를 받고 나서야 운전할 수 있게 되었다. 바로 연습하지 않은 것을 후회하면서 말이다.
코칭도 마찬가지다.
어색하고 두렵다고 피하면, 익숙해지기 어렵다. 마음의 준비가 된 다음에 하려고 하면,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한다. 아예 손을 뗄 가능성도 크다. 그러니 처음에 배울 때 과감하게 할 필요가 있다. 공부하고 배우는 중이라고 하면, 잘하고 못하고를 따지지 않는다. 비판에서 벗어날 수 있다. 교육받은 내용이 머리와 가슴이 깊이 새겨져 있어서, 활용하기도 좋다. 빠르게 습득할 수 있다. 운전면허를 따고 바로 운전하면, 금방 익히는 것처럼 말이다. 따라서, 코칭도 운전처럼 배우고 바로 실행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